노래책 92년을 여는 노래 꽃다지3

노래책을 내면서

노래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그 출발점을 같이 한다.

인간은 세상에 생겨나면서부터 자연에 대한 노동을 통하여 자신의 의식주를 해결해야만 했으며, 이러한 노동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 바로 노래인 것이다. 따라서, 본래 노래란 인간의 구체적인 삶속에 뿌리박고 있으며, 삶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일들과 느낌을 표현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있어서 노래란 우리의 삶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삼류소설속의 사랑이야기 같은 소재로 획일화되어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즘에 있어서의 노래는 여기서 한술을 더 떠서 단순한 사랑타령이 아니라, 그 표현내용이나 방식이 아주 퇴폐적 으로 되어가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서양의 팝송과 거의 구별이 안 갈 정도로 양색화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보다도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사실에 대한 우리의 비판의식이 점점 무디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모순된 현 사회를 극복하고 보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려는 각계각층의 노력들이 보다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는 지금, 이에 대응하여 보다 우리의 삶과 가까이 있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려는 노래꾼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것은 퇴폐적인 양색가요가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을 생각한다면, 정말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 다. 우리는 이러한 노래꾼들의 활동을 적극 밀어주고 또 그들의 노래 를 우리의 노래로써 세울 수 있도록 지켜주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잃어버린 우리 노래의 노래를 되찾을 수 있으며, 퇴폐적인 사랑노래가 아니라 밝고 건강한 우리의 노래로써 삼천리 반도를 울리게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책은 이러한 생각으로 지난 꽃다지1 • 2를 전면 개정하여 꽃다지3을 내게 되었다. 꽃다지1 • 2이후에 많은 건강한 노래들이 만들어졌고 또 많은 노래단체나 노래꾼들이 생겨났다. 이러한 상황에 발맞추어 이번 꽃다지3에서는 컴퓨터 조판에 의해 악보를 전면 수정하고 지난 꽃다지1•2의 편집방식을 유지하면서 새로나온 곡들과 지역에서 잘 불리워지는 노래를 중심으로 소개하게 되었다.

지난 꽃다지에 보내주신 많은 분들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건강한 노래문화를 지켜나가는 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1992년 2월 편집부